도윤이에게

피지선모반으로 3차병원 진료 22.07.27 본문

오늘도 도윤이와

피지선모반으로 3차병원 진료 22.07.27

dearmydoyun 2022. 8. 10.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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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인생 79일차에 찍어놓은 도윤이 피지선모반. 피지선모반에 뾰루지까지 났다.

태어나자마자 피지선 모반 진단을 받은 도윤이가 드디어 3차 병원 진료 날짜를 받고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지난해 12월에 예약을 넣어 7개월 만에 확정된 진료다. 3차 병원에 가려면 예약하는데 너무나 긴 시간이 걸린다. 7월이 언제 오려나 했는데 오긴 왔다.

 

도윤이를 데리고 병원에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엄마는 걱정했는데 역시나 걱정할만했다. 진료실에 들어서서 선생님이 도윤이 뒷머리에 손을 갖다 대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울 일도 아닌데 그냥 낯선 사람의 낯선 손길이 불편했던 거다. 익숙지 않은 장소와 분위기를 감지한 도윤은 불편한 심기를 온몸으로 다 표현했다.

 

진료 결과는 피지선 모반 부위를 수술해야 한다는 것. 피부를 절개하고 이어붙여 그 부위를 최소로 하는 거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시기의 문제에 대해서는 선생님께서도 고민되는 부분이라 성형외과 상담을 권했다. 피부과 선생님은 어릴 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초등학교 5학년은 돼서 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는데 도윤이의 경우 조금 빨리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지만, 사실 뭐가 맞을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도 덧붙였다.

 

선생님은 두세돌이 지나면 전신마취를 해도 어른과 비슷한 컨디션에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정도만 되어도 국소마취를 해 수술할 수 있다는데.. 엄마로서도 고민된다. 아무래도 전신마취를 하면 체력도 떨어지고 알게 모르게 후유증도 있을 거 같아 너무 어린 나이에 하는 수술은 도윤에게 버거울 것이다. 국소마취가 가능한 초등학교 5학년에 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러다가 또 수술 부위가 그나마 작을 때 하는 게 도윤에게 나을지도 모른다. 선생님도 말씀하셨는데 도윤이 부위는 정수리 쪽이라 피부가 잘 안 땅겨질 수도 있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열두 살이면 사회생활(?)을 10년 정도 한 나이라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도윤이가 상처받을까 걱정된다.

 

도윤의 수술이 걱정되는 게 당연한 마음이지만 사실 겁이 나는 이유는 엄마가 여섯 살에 3차 수술까지 한 경험이 있어서다. 엄마는 지금 같으면 간단하게 레이저로 지져도 된다는 편도선 절개 수술을 받았다. 당시 의료사고로 숨도 못 쉬고 위중한 지경까지 가 몇 달 병원 생활을 했다.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병원에서 뇌파 검사, 축농증 검사를 받은 것, 링거줄을 갈면서 아프지 않게 주사를 놔달라고 한 것, 수술 후에 제대로 걷지 못했던 것, 생일에는 꼭 집에서 초코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한 것까지. 사실 말하자면 더 많다. 도윤이 외할아버지는 아직도 "그때 수술로 수혈을 많이 받아서 (엄마가) 좀 모자라 졌다고. 수술 전에는 굉장히 똑똑했던 아이였다"라고 반 농담으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직 고민할 시간은 충분하고, 엄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면 된다. 도윤이는 수술 전에도 후에도 건강만하길.

 

다른 이야기지만 태어나 3차 병원에 처음 방문한 우리 도윤이는 이날 마스크를 너무 잘 써서 칭찬해주고 싶다. 병원 주차장에 내려 마스크를 씌워줬는데 잘 안 쓸 거 같더니 의외로 오래 버텨줬다. 물론 마스크를 내려보니 혀를 날름날름 내밀며 장난치고 있었지만. 코로나 베이비, 마스크에 얼른 적응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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