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주말 오전. 도윤이와 일어나 뒹굴뒹굴했다. 그런데 어디서 무언가를 들고 오는 도윤이. 에헤이. 엄마 초음파 안마기다. 그걸 눈에다 쓴다. 목에 걸고 쓰는 안마기인데 초음파 세기가 제법 세다. 따끔해서 몇 번 놀랐다. 그래서 잘 쓰지 않는데, 저걸 눈에 올리다니. 작동이라도 되면 어떡하려고 그래.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온다.
입으로는 "도윤아, 그거 안돼. 눈에 쓰면 아야해!"하면서 몸은 핸드폰을 찾는다. 얼른 이걸 찍어놔야 해. 눈에 초음파 안마기구를 쓰다니. 너 그거 작동되면 너도 울고 나도 울고 끝이야.. 아 그런데, 저걸 쓰고 웃고 있는 이도윤이 넘 욱겨. 울트라맨이 되어버린 이도윤쓰. 아고 웃겨라. 작동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아니 그런데, 입에 뭐가 묻은 시커먼 건 뭐야. 초코 먹은 거야? 못 살아 ..
오후에는 외출을 했다. 주차장에서 만난 건 다름 아닌 까치다. 도윤인 비둘기, 까치를 넘 좋아한다. 까치가 총총 걸어 다니면 따라가기 바쁘다. 오늘은 까치 한 마리가 도윤의 눈에 들어왔다. 신나서 까치 몰이 하는 도윤. 까치가 점프를 하려고 하자 "여기 이쪽으로 뛰어봐!"라고 한다. 그리고 그걸 해내자 "그렇지 잘한다!"라고 칭찬까지 더해준다. 도윤의 기가 막힌 리액션에 엄마도 웃음 ㅎㅎ
오랜만에 이마트도 다녀왔다. 아빠도 함께! 오래간만에 채소, 고기, 부식거리를 잔뜩 실어왔다. 그래도 피자를 사려다 내려놓고 빵을 사려다 내려놨다. 크라운 과자를 8개인가 10개에 만원에 한다길래 쓸어 담았다. 과자를 잘 먹지도 않는데 이것저것 골랐다. 3주 뒤에 아버님이 오시니 좋아하시는 쿠크다스는 3개 담았다. 몇몇 박스 과자는 1, 2봉지만 들어있는 것도 있었다. 집에 와서 열어보고 대 실망. 그래도 간만에 과자도 샀네.
세상에 장을 2시간이나 봤다니. 저녁으로 무얼 먹을까. 먹을 건 많은데, 음식 할 힘은 없고. 그래 마지막까지 에너지를 쥐어짜보자! 타임 세일로 산 주꾸미 볶음을 볶았다. 봄이니 주꾸미를 먹어줘야지~ 그리고 쌈 채소를 씻어 지난번에 다이소에서 산 탈수기가 싹 털어 준비했다. 내가 잘 산 아이템 중 하나. 주꾸미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원래 2만 원 정도 하는데 우린 만원 조금 안 되는 가격으로 샀다. 할인된 가격으로 사 좋다. 안 그래도 도윤 아빠는 최근 주꾸미 같은 게 먹고 싶었다면서 잘됐다고 매우 흡족해했다. 장 보느라 요리하느라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마트 나들이도 하고 맛난 보양식도 먹고 풍요로운 주말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