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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이에게
도윤이와 엄마, 아빠가 만난지 1001일(24.03.25) 본문
엄마의 짜증 주간이었다. 주말에 그만 화가 터져버렸다. 이직하고 한 달 반 만에 회사를 그만둔 엄마. 그 후 시작된 육아와 살림, 그리고 아빠 내조까지. 나를 버리고 가정을 위해 희생하는 거 같은 기분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대학원 수험생 뒷바라지가 1년 가까이 되어 가고 있고, 누군 이렇게 자기계발도 못하고 집에 찌그러져 있구나, 그런 시간이 벌써 3개월 넘게 흐르고 있구나 싶어 억울했다.
그 화가 주말에 터지는 바람에 우리의 주말은 개판이었다. 오죽하면 도윤이까지 눈치 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실 이주 월요일 즈음 도윤이가 다가오는 일요일에 태어난 지 1000일이 된다는 거 알게 됐다. 인스타에 팔로우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아기가 도윤이와 며칠 차이 나지 않게 태어났는데, 게시물에 애기가 1000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면, 우리 도윤이도 곧 1000일 텐데.
그렇게 알게 됐고, 우리 만의 축하 파티를 하자고 아빠와 이야기했다. 음..그런데, 엄마 아빠의 투닥거림과 누적된 피로로 축하 파티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대신, 월요일에 우리 1001일을 기념하자고 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우리의 1001일이 된 날 오후, 엄마는 투썸플레이스에 가서 도윤이가 좋아하는 초콜릿케이크를 조각으로 사 왔다. 그리고 엄마는 커피 한잔. 오랜만에 투썸 아메리카노를 먹었는데 맛있다. 요건 내일 먹자. 킵~
그리고 엄마는 운동하러 갔다. 아빠는 헬스장 아래에 있는 스터니 카페에 있었다. 엄마는 아빠에게 치킨이 먹고 싶다고 했고, 아빠가 쿠폰으로 사가겠다고 했다. 오호라 우리의 축하 파티가 준비되어 가고 있다.
우리의 파티상이 차려졌다. 치킨과 초콜릿케이크. 그리고 이걸 보자마자 도윤이는 자기 생일이라며 초를 불어야 한다고 했다. 조오치~~! 집에 있던 초를 몇 개 꺼내 불을 붙였다. 1000일 축하합니다~사랑하는 도윤이, 엄마, 아빠! 생일축하합니다! 마무리는 생일로 ㅎㅎ
주말에 엄마 아빠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서 미안해 도윤아.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데, 엄마 아빠가 서로 협조가 안되네. 1000일 맞은 우리 세 가족, 기운 내서 잘 살자~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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