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도윤이에게

잘하려고 하지 말자(25.03.11) 본문

2025년 행복한 도윤이네

잘하려고 하지 말자(25.03.11)

dearmydoyun 2025. 3. 11. 16:27
728x90
반응형
가위질이 는 도윤 ㅎㅎ ‘나도 논문 읽는 실력이 늘었으면’하는 생각에 찾은 사진. 우리 도윤이도 처음부터 가위질을 잘하지 않았다. 수많은 시행착오의 시간을 견딘 결과물. 이젠 수준급의 가위질 실력을 가지게 됐다. 훌륭한 내 아들 이도윤^^❤️

 
듣고 싶었던 수업, 수강신청 완료 후 첫 수업에 다녀왔다. 석사 3학기 생의 논문 리뷰 발표를 듣는데 감탄만 나왔다. 일단 피피티 형식으로 만든 발표용 자료가 한 눈에 쏙 들어와 '잘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발표문 구성에 쓴 색은 단 두 가지로 간단했고 도식화로 정리가 잘되어 보기에도 수월한 발표문이었다. 그는 논문의 구조와 결론을 자세히 설명했다.
 
학기 첫 수업에서 진행하는 논문 리뷰인데 잘 해낸 그를 보며 걱정했다. 아직까지 영어 논문 읽는 게 버거운 나한테 그저 놀라운 결과였다. 발표자가 설명을 하는데도 사실 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흥미롭긴 한데 아직까지 논문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자꾸만 혼이 빠져나갔다.
 
나보다도 어린 친구들이 수업을 잘 이끌고 있는 모습은 사실 '충격'적이라고 할 만큼 감동(?)이었다. 정말로. 그의 퍼포먼스는 그대 이상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나도 잘 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높아져 수업시간에 녹음한 것을 돌려 듣다가 기분이 꿀꿀해져서 음악을 틀었다. 어쩌다보니 집에 오는 1시간 30분 내내 노래를 들었다. 조금만 들으려고 했는데, 듣다보니 기분도 나아졌다. 그리고 예정대로 운동을 갔다. 간만에 집중하는 기분에 신이 나게 운동했다. 땀도 나고. 중간중간 마음 정리도 했다.
 
그래, 쫄지말자. 괜히 위축되는 바람에 잘될 것도 안 되는 거다. 즐기면 된다. 내가 진짜 공부하고 싶은 것이 뭔지, 그리고 무엇이 궁금한지에 집중해야겠다. 분명히 책을 펴면 또 헤매면서 '난 왜이럴까' '난 여기까지인가'하며 금방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일단 오늘 이 시점까진 '즐기자'가 내 대학원 생활의 목표다. 
 
세상엔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많다. 오늘도 느꼈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사람을 수업에서 만났다. 그는 그간 못 본 사이에 아이를 두 명 출산했다. 심지어 둘 째는 지난해 11월에 태어났고 애기가 최근 100일이 지났는데 박사 과정 3학기에 그는 재학하고 있다는 거다. 애 하나 육아하는 것도 힘든데 공부까지 하다니. 훌륭하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계속 만날 거다. 당연한 거다. 그리고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은 나에게 복이다. 그러면 됐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잘 꾸려 나가고 있고 나는 나대로 내가 즐겁게 살면 된다.  나도 남들이 봤을 땐 훌륭한 사람일 거다. 아님 말고.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