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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이에게

엄마의 복직은 환영받지 못한다 22.10.04 본문

오늘도 도윤이와

엄마의 복직은 환영받지 못한다 22.10.04

dearmydoyun 2022. 10. 1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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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출근 전에 찍은 도윤이 자는 모습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모두 소진하고 엄마는 원래 다니던 회사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1년 4개월 만에 엄마가 출근하는 날. 2022년 10월 4일. 천사다. 숫자만큼은 평화스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도윤이도 울고 할머니도 우신다.

엄마의 복직은 결코 환영받을 수 없다. 도윤이가 말을 못 해 그렇지 엄마의 부재를 반길 리 없다. 특히 이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더욱 애가 탄다. 여전히 엄마의 복직이 자연스럽지 못한 세상임을 측근에게서 느껴야 하는 현실이 밉다.
엄마가 아가를 두고 나가야 하는 현실을 그저 지켜보는 이도 안타까운데 어미는 오죽하겠나. 내가 내 몸 아파 낳은 아가다. 회복도 덜된 몸 상태에서도 애 음식은 준비했고 먹였다. 난 못 씻어도 내 새끼는 씻겼다. 내 옷은 없어도 애 옷은 특가든 좋은 옷이든 보고 사서 입혔다.

물론 키우면서 늘 힘들었다. 어찌 됐든 아이와 둘이서 지지고 볶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게 사랑이 없었다면 가능한 일일까. 사랑이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사랑 없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의무든 책임이든 나는 엄마로서 당당하다. 내 아가를 두고 집 밖을 나가야 하는 어미의 마음을 들여다볼 생각은 왜 하지 않을까. 그저 저 어리고 가엾은 것의 처지만 논하기 바쁘다. 일하는 아빠는 일만 하면 된다. 일하는 엄마는 그렇지 않다. 아이의 어린이집 가방 챙기는 것부터 선생님과 소통 등 아기와 관련한 일까지 다 알아야 하고 해내야 한다. 일하는 아빠에겐 ‘애 기저귀 값 버느라 고생한다’는 응원만이 존재할뿐 ‘애 옆에 아빠가 왜 없느냐’는 소리를 들을 일이 없다. 반면 일하는 엄마를 향해서는 아이를 버리고 떠난 죄인이라는 시선이 도처에 깔려 있다. 일하는 엄마가 ‘애 기저귀 값 번다고 고생한다’는 말을 들을 확률은? 희박하다.
일하는 엄마를 죄인으로 몰지 마라. 일터와 가정을 모두 끌어안고 가는 워킹맘에게 함부로 돌 던지지 마라. 무심코 던진 돌에 죽는다.

사랑하는 도윤아
우리 아가는 오늘 엄마와 오랜 시간을 떨어져 지내느라 고생했겠다. 엄마는 어제 잠을 거의 자지 못한 데다 오늘 늦게 일어날까봐 긴장한 상태로 출근했어. 다행히 일은 수월하게 해냈고 그래서 스스로 뿌듯했단다. 오랜만에 느껴본 감정이었어.

엄마가 오늘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었던 건 도윤이 덕분이야. 도윤이를 빨리 보기 위해서 열심히 집중해 일했어. 얼른 집에 가서 도윤이를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었거든. 오늘 힘들고 속상했을 우리 아가 얼른 안아줘야지 하는 마음뿐이었단다. 퇴근하고 돌아와 우리 아가를 불렀는데 입이 툭 나와있더군. 그러면서도 엄마에게 안기는데 고맙고 미안했어. 그렇게 엄마에게 와줘서 고마워. 도윤아 너에게 좋은 엄마가 되는 게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실천할게. 약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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