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지나면 아가에게 생우유를 먹여도 된다고 하는데 그게 선뜻되지 않았다. 괜히 먹고 탈 날까 봐 걱정돼 서다. 유당불내증은 없을까, 여름에 배탈은 나지 않을까. 엄마는 일단 미뤘다. 그러다 전날 문화센터 수업을 마치고 엄마는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도윤이에게 먹일 우유를 골라봤다. 파스퇴르정도면 아가 첫 우유로 괜찮을 거 같았다. 어렸을적 엄마도 파스퇴르 우유를 먹었다 하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파스퇴르 우유는 아기가 먹어도 충분할 거란 괜한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도윤 인생의 첫 우유는 파스퇴르 무항생제인증 바른목장 우유가 됐다.
우유를 건네받은 도윤이의 눈빛은 초롱초롱했다. 이 네모난 박스의 정체는 무엇인지, 정녕 나에게 주는 것이 맞는지 엄마와 우유를 교대로 쳐다봤다. 엄마가 커피를 먹을 때 쪽쪽 빨던 빨대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요건 어떻게 쓰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것 같기했다. 관심 끌기는 성공이었다. 도윤이로서는 인생 13개월에 처음 마셔본 우유의 맛이 신기했으리라. 한입 물고는 눈이 동그레 졌다. 일단 냉장고에서 꺼냈기 때문에 여태 살면서 먹은 어느 우유보다 차가웠을 거고, 분유와는 다른 고소함과 달달함을 알게됐을 거다.
아가 우유라 그런지 크기도 작고 양도 적다. 우유는 무려 125ml. 어른이라면 세숨만 들이키면 끝날 양인데, 우리 도윤이는 양손으로 쥐고 먹어야 할 정도다. 그런데도 이마저도 다 먹지 못하고 도윤인 1/3 정도 들이켰다. 플라스틱 빨대가 처음이라 그런지 무는 것 조차 어색해했다. 빨대로 우유를 쏙 빨아 삼키기도 하고, 내뱉기도 하며 그렇게 처음 맛본 우유에 적응해 나갔다.
돌이 지나 우유를 주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영양과 성장을 위해 분유도 먹이고 있다. 이유식 양과 횟수를 늘리면서 분유 양을 줄이는 중이지만 도윤인 사실 분유를 더 좋아한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분유 포트 소리에 달려오는 도윤이다. 분유에 이어 이유식, 그리고 우유까지 먹게 된 도윤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