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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이에게

할머니의 동그랑땡 그리고 걷기 삼매경 22.08.26 본문

오늘도 도윤이와

할머니의 동그랑땡 그리고 걷기 삼매경 22.08.26

dearmydoyun 2022. 9. 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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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머니표 동그랑땡은 맛있어

아빠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에 할머니께서 반찬을 잔뜩 보내주셨다. 엄마와 아빠가 먹을 반찬뿐만 아니라 도윤이 것도 있었다. 엄마가 아빠와 도윤이를 챙기느라 바쁠까봐 할머니는 도윤이 반찬도 신경 써주셨다.(바쁜와중에도 엄마는 도윤이 이유식을 두 가지나 해놓긴 했답니다^^)

떨어진 밥풀, 고기도 주워먹는 도윤

도윤이를 위한 할머니의 서프라이즈 반찬은 바로 동그랑땡. 할머니는 정성스럽게 다진 소고기와 찹쌀가루로 동그랑땡을 부치셨다. 간도 하지 않은 오직 도윤이를 위한 동그랑땡이다. 엄마는 동그랑땡을 다시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 도윤이의 아침상을 차렸다. 아침에 밥은 잘 먹지 않으려 하는데 할머니가 해주신 동그랑땡은 제법 먹었다. 할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동그랑땡의 맛이 느껴지나 보다. 밥 한술에 동그랑땡을 올려주니 오물오물 잘도 씹는다. 잘 안 먹을까 싶어 작은 숟가락을 가져왔는데 큰 숟가락을 쓸걸 그랬다. 아빠가 아플 때 우리도 잘 먹고 체력을 떨어뜨리면 안 되는데 도윤이가 밥을 잘 먹어주니 고맙다.

입 벌려! 동그랑땡 들어간다!

할머니표 동그랑땡은 명절이나 반찬에 꼭 빠지지 않는 메인 메뉴 중 하나다. 이제 도윤이도 할머니의 대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는 게 놀랍다. 몇 달 전만 해도 잘게 잘게 갈아 먹이기 바빴는데 이제 밥솥 밥도 먹고 동그랑땡 같은 요리도 먹을 수 있는 아가로 잘 성장하고 있다니 새삼 놀랍고 기쁘다.

2. 첫 놀이터, 도윤 걷기 삼매경

산책 중 꽃 보며 좋아하는 도윤

이대론 답답해서 안 되겠다 싶어 도윤이와 밖으로 나갔다. 더 늦어지면 해가 질 거 같아 급한대로 도윤인 내복에 무릎보호대만 채워 유모차에 태웠다.

꽃 보는 도윤

우선 철물점에 가서 동물농장 사운드북 배터리를 갈았다. 사장님께서 보시고는 나사를 교체해야 한다며 바꿔주시고 새 드라이버도 추천해주셔서 샀다. 이제 반토막 나는 동물들 울음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 몇 주째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놀이터에서 신발 신고 첫 걸음하는 도윤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도윤이와 산책했다. 꽃을 좋아하는 도윤이에게 다양한 색들의 꽃들을 보여줬다. 그리고 바람을 느끼며 우거진 나무숲을 걸었다.

걷느라 신난 도윤. 신나면 머리가 제일 앞으로 나간다
신난 도윤
씽씽이 누나와 도윤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인 놀이터로 향했다. 어제 나왔을 때 도윤이가 유모차에서 내리고 싶어 했던 거 같아 놀이터에서 걷게 하려고 했다. 차도 안 다니니 걷기에 좋을 거 같았다. 도윤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기대하며 무릎보호대를 채우고 신발을 신겼다. 신발을 신기니 이미 흥분상태다.

산책로로 튀어나온 도윤

얼른 두 발로 세차게 걷고 싶은 도윤이는 힘차게 놀이터 바닥에 한 발씩 발을 내디뎠다. 신발 신고 밖에서 걷는 건 처음이라 어색할 만도 한데 얼굴은 이미 ‘신남‘이다. 난생 터음 놀이터에서 걸으며 최고조의 기분을 느끼던 도윤인 마침 놀이터에 씽씽이를 타러 온 누나와 마주친 후 더욱 즐거워했다. 누나를 따라 놀이터를 한 바퀴 신나게 돌며 이리저리 놀이터 구석구석을 다녔다.

맨홀 앞에선 얼음

얼마 전만 해도 신발을 신고 제대로 못 걸었던 도윤인데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거침없이 다녔다. 엄마가 손을 잡자고 해도 잡지 않았다. 오히려 뿌리쳤다. 하지만 빗물받이나 맨홀, 턱이 있는 곳 앞에선 조심스러워했다. 여기선 도윤이가 먼저 엄마의 손을 잡자고 청하긴 했다. 엄마 손을 잡곤 건너지만 혼자 걸어야 하는 상황에선 빗물받이나 맨홀 앞에서 머뭇거렸다. 한 발 내딛으려다 멈추고를 반복하가 다시 본인이 가고 싶은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흥분상태로 뛰어다니는 도윤이는 놀이터보다 넓은 곳으로 나오고 싶었던 걸까. 갑자기 산책로로 혼자 튀어 나갔다. 유모차는 덩그러니 놀이터에 세워두고 도윤인 산책로를 아장아장 걸었다.

별자리가 신기한 도윤, 돌도 줍고 나뭇잎도 줍고

유모차에 앉아 바라만 보았던 곳을 직접 걸어보니 신기한가 보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떨어진 나뭇잎과 돌도 주웠다. 그걸 엄마에게 주기도 한다. 또 바닥에 그려진 별자리 판을 호기심 있게 보고 만져봤다. 지나가는 멍멍이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들뜬 목소리로 “엄마!”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강아지를 가리켰다.

놀이터 뛰어다니는 도윤

보행기도 유모차에도 의지하지 않고 자기 두발로 씩씩하게 걷는 도윤이를 쫓아다니는 날이 이렇게 왔다니. 아기가 걸어 다니면 엄마는 바빠진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는데 엄마는 오늘 도윤이를 잡으러 다니느라 혼났다. 그래도 도윤이가 신이 난 거 같아 엄마도 기분이 좋았다.

별자리판 만지는 도윤

아가, 집에서 얼마나 답답했을꼬. 말은 못 하고. 신발 신고 밖에 나가서 걷고 싶다고 말하면 엄마가 더 일찍 나왔을 텐데. 앞으로 자주 나와 걷자. 예전에 ‘슈돌’에서 서준이가 “신발 신고 밖으로 나가?”라며 어수룩하게 말을 떼기 시작했던 일이 곧 도윤이에게도 일어날 일일 거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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