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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이에게
요즘 식사 시간에 샐러드를 꼭 먹으려고 한다. 물론 건강을위해서다. 채칼로 가지런히 썰어놓은 양배추에 드레싱은 취향껏 알아서 먹으면 된다. 엄마는 오리엔탈 소스를, 아빠는 케요네즈를 좋아한다. 양배추 칼로 썰어놓은 샐러드에 매우 만족하는 도윤 아빠. (이게 얼매나 귀찮은 일인지 아니? 양배추칼로 썰고, 써는 것도 힘든데 식초물에 담그고 탈수기에 돌리고..힘듬) 아빠는 샐러드 한 그릇을 비우고 하나 더 리필했다. 꽤 만족스럽다는 얼귤로 양배추를 담고, 소스를 붓는다. 마요네즈가 안 나오는지 흠씬 흔들어댄다. 그래도 안 나오자 아빠 "이게 뭐지?" 도윤 "내 로션." 도윤의 말에 일시정지가 된 아빠. 마요네즈 통과 로션 통을 헷갈린 거다. 그러면서 "나 아까도 마요네즈가 아니라 로션 먹은 거야? ㅠㅠ엉엉" ..
도윤이 하원하러 가는 길에 마주한 봄꽃들이다. 낮은 기온 탓에 예년보다 개화가 늦어졌고 지역 봄꽃 축제들이 미뤄졌다는 소식들이 이어져 봄을 더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언제 봄이 오려나 했는데, 스멀스멀 피고 있는 꽃들을 보니 더 반갑다! 휴대폰을 꺼내 마구 사진을 찍어본다. 나에겐 안 오는 줄 알았어 봄아,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 도윤이에게 얼른 봄을 보여주고 싶다. 어린이집에서 나와 아파트 단지에 피기 시작한 꽃을 도윤에게 보여주려고 마음이 바빠졌다. “도윤아, 저기 봐. 꽃 보여?”라며 저 멀리 산책로에 핀 벚꽃을 가리키려고 하는 순간, 발아래 노란 꽃이 보였다. 항상 등잔 밑이 어두운 법. 어린이집에서 나와 열 걸음도 채 되지 않는 거리 화단에 노란 꽃이 피어 있었다. 이걸 이제야 발견했네. 도윤이도..
엄마의 짜증 주간이었다. 주말에 그만 화가 터져버렸다. 이직하고 한 달 반 만에 회사를 그만둔 엄마. 그 후 시작된 육아와 살림, 그리고 아빠 내조까지. 나를 버리고 가정을 위해 희생하는 거 같은 기분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대학원 수험생 뒷바라지가 1년 가까이 되어 가고 있고, 누군 이렇게 자기계발도 못하고 집에 찌그러져 있구나, 그런 시간이 벌써 3개월 넘게 흐르고 있구나 싶어 억울했다. 그 화가 주말에 터지는 바람에 우리의 주말은 개판이었다. 오죽하면 도윤이까지 눈치 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실 이주 월요일 즈음 도윤이가 다가오는 일요일에 태어난 지 1000일이 된다는 거 알게 됐다. 인스타에 팔로우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아기가 도윤이와 며칠 차이 나지 않게 태어났는데, 게시물에 애기가 1000일..
나른한 주말 오전. 도윤이와 일어나 뒹굴뒹굴했다. 그런데 어디서 무언가를 들고 오는 도윤이. 에헤이. 엄마 초음파 안마기다. 그걸 눈에다 쓴다. 목에 걸고 쓰는 안마기인데 초음파 세기가 제법 세다. 따끔해서 몇 번 놀랐다. 그래서 잘 쓰지 않는데, 저걸 눈에 올리다니. 작동이라도 되면 어떡하려고 그래.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온다. 입으로는 "도윤아, 그거 안돼. 눈에 쓰면 아야해!"하면서 몸은 핸드폰을 찾는다. 얼른 이걸 찍어놔야 해. 눈에 초음파 안마기구를 쓰다니. 너 그거 작동되면 너도 울고 나도 울고 끝이야.. 아 그런데, 저걸 쓰고 웃고 있는 이도윤이 넘 욱겨. 울트라맨이 되어버린 이도윤쓰. 아고 웃겨라. 작동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아니 그런데, 입에 뭐가 묻은 시커먼 건 뭐야. 초코 먹..
모바일 알림장에 선생님의 격한 기쁨이 느껴졌다. 위에서부터 도윤이의 오늘 있었던 일을 쭈욱 읽고 있는데, 마지막 단락에서 선생님께서 어머니를 부르며 느낌표 2개를 붙여주셨다. 무슨 일일까? 그리고 감동이 휘몰아쳤다. "어머니!! 우리 도윤이가 변기에 쉬 성공했어요!!!!" 한 문장에 느낌표가 무려 6개. 그럴 만하다. 선생님께서 도윤이가 기저귀를 뗄 수 있도록 어린이집에서 변기에 쉬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주셨을 거다. 그 성과가 이렇게 나타나다니! 엄마는 그저 감사할 따름. 어린이집에서 선생님, 친구들이 박수까지 쳐주셨다고. 우리 도윤이 기분도 무척 좋았을 것! "꺄악 우리 도윤이 최고!!!!"라며 마지막까지 기쁨으로 마무리해 주신 선생님^^ 엄마는 아빠, 도우미 선생님께 이 소식을 전했고 우리 모두 도윤..
도우미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도윤이 출근길 사진이다.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선생님께서 "도윤아, 오늘 너무 예쁘다~"라고 하셨는데 ㅎㅎ사진까지 찍어주신 것. 같은 브랜드 옷을 입으니 패션의 결이 딱 맞아떨어진 거 같다. 목도리와 신발은 다른 브랜드인데 어떻게 이 날따라 마치 이 한 벌을 위해 산 것처럼 ㅋㅋ괜찮네! 그래도 아직도 겨울 패션 ㅎㅎ 봄아 얼른 와라~
주말 오후, 우리집 ‘이도윤 고양이’가 올라간 곳은? 가습기 위다. 비싸게 주고 산 발뮤다 가습기는 도윤 고양이의 타워가 되었다. 엄마, 아빠 모두 비염인데..늘 콧물 흘리는 도윤을 위해 가습기를 가동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빠가 가습기 담당인데 제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 ㅎㅎ 아버지 분발해 주세요! 안방 가습기 위에 올라가 밖을 내다본다. ㅎㅎ 요 녀석아! “도윤이 뭐 하니? “라고 물으니 씨익 웃는다. 너 정말 귀여워서 봐주는 줄 알아
34주 5일에 태어난 도윤이는 미숙아에 몸무게는 2.24kg로 저체중에 속했다. 다행히 작게 태어나 크게 크고 있는 편. 또래 중에서 키도 크고 말도 잘한다. 그런데 33개월이 됐지만 기저귀는 떼지 못하고 있다. 살집도 없는 체형에다 머리통은 작고 키는 커서 도윤이의 비주얼은 아기가 아니라 어린이다. 기저귀를 보면 그제야 '그래, 도윤이가 세 돌도 안 된 아기지' 싶다. 어린이집 같은 반 친구들은 대부분 팬티를 입고 다닌다. 중에서도 키가 큰 편인 우리 도윤이가 아직도 기저귀 쟁이다. 어린이집 원장님께서는 "비상이야 도윤이 엄마. 도윤이만 기저귀 못 땠어. 우리 이번 여름까지 잘해봅시다"라고 걱정과 응원을 보내주시기도 했다. 어린이집에서도 도윤이 기저귀 떼기 프로젝트에 열심이다. 변기에 앉아보기도 하고,..